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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에 대한 풀러 학교당국의 회개와, 구체적인 회복조치를 촉구합니다 

  1. 지난 10여일 동안, 우리 풀러신학교와 그 속의 한인 community에는 여러 가지 슬프고 당황스러운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2016. 2. 4. Mark Labberton 총장님의 이메일로 코리안센터의 개설이 공포됨과 동시에, Korean 프로그램의 staff 6인이 동시에 해고를 당했다는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그 결과 현재 이 사건은 대내외적으로 ‘Fuller 코리안센터의 희망찬 출범’이 아니라 ‘Fuller 학교당국의 한국 staff에 대한 차별적이고 공격적인 대량해고 사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2. 작금의 사태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충격 속에 깊은 상처와 모욕감, 그리고 당혹감과 혼란을 느끼고 있습니다. 충격과 상처와 모욕감은 풀러의 한인 Community 전체와 한국교회 전체에게 가해진 것이고, 당혹감과 혼란은 이번 사건에서 결과적으로 가해자의 역할을 담당하게 된 풀러의 총장님과 학교당국의 몫입니다.
     
  3. 여러 가지 격렬한 주관적 감정들과 복잡한 이슈들이 이 사건 안에 들어있습니다. 따라서 문제의 객관적 성격을 정확하게 바라보지 않으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현재의 상처와 고통만을 배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일 이 사건의 핵심적인 문제와 2차적인 문제가 무엇인지를 학교당국과 한인공동체가 함께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면, 확실한 문제의 해결과 발전적인 회복의 길이 열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4. 이번 사건에는 (1) ‘풀러의 Korean Program을 어떻게 유지, 발전시킬 것인가’에 관한 이슈와 (2) 그 해결책을 찾는 의사결정과 집행의 과정에서 ‘학교당국이 한인공동체를 철저하게 배제하고 일방적으로 공격했다’는 사실의 두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5. 지난 10. 공청회에서 Mark Labbrton 총장님은 “한인 프로그램 간의 불화와 반목으로 인해서 Korean Center를 만들게 되었다.”라고 여러 차례 반복하여 설명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이 번 사건의 발생을 정당화하는 논리가 될 수는 없습니다. 
  6. SIS와 SOT라는 두 개의 독립한 대학원에 각각 소속된 프로그램 간에 주된 관심의 방향이 다르고 통합운영에 대한 의견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므로 한인 프로그램 간의 의견에 불일치가 있다는 이유로, (가사 그 의견 불일치가 강하게 나타났다고 하더라도), 한인 community 전체를 논의의 주체에서 완전히 배제하고 심판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학교당국의 잘못은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7. 이 논리는 오히려 과거 ‘어떤 사람들은 스스로의 운명을 감당할 능력이 없으므로 더 지혜로운 사람들이 그 주권을 대신해야 한다’는 제국주의적 발상을 연상시킵니다. 그리고 이러한 발상은 결과적으로 풀러 학교당국이 신학교 내에서 함께 존재하는 소수 공동체의 자율성과 존엄성을 전혀 존중하지 않고 무시하는 차별적인 행위로 나타났습니다. ‘유대인과 이방인 사이의 벽을 허무는’ 복음을 가르치고 배우는 신학교에서 학교당국과 소수 공동체 간에 이런 분리와 배제의 사태가 발생한 것은 실로 안타깝고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풀러 신학교가 복음의 능력과 회개의 정신으로 이번 사건을 회복해 내지 못한다면, 앞으로 풀러 신학교에서 행해지는 화해의 복음과 민족간 선교에 관한 모든 가르침은 그 실천적 진실성을 의심받게 될 것입니다. 
  8. 풀러의 학교당국에 진심으로 호소합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한인 공동체 내부의 의견대립으로 인한 코리아센터의 설립’이 아닙니다. 현재 모든 한인학생들이 가슴 속 깊이 상처를 입고 또한 한국의 교회가 그 동안 다정한 친구처럼 생각해 왔던 풀러 신학교에 경악을 하게 된 이유는, ‘풀러 학교당국의 한인 공동체에 대한 공격적 무시와 일방적 배제’입니다. 풀러 학교당국이 이 점을 조건 없이 깨끗이 인정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의 아니게 한인학생들의 마음이 상했다면 미안하지만, 이번 일은 한인들 내부의 분열과 대립으로 인해 생긴 것이다’라는 총장님의 설명이 계속된다면, 이는 이미 한인학생들의 마음에 가해진 상처에 추가적인 모욕감만을 더하게 될 것입니다. 
  9. 이 상처를 치유하지 않는다면, 풀러신학교와 풀러 한인공동체 및 한국교회와의 관계는 치명상을 입고 앞으로도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로 빠지게 될 것입니다. 좀더 분명하게 말씀드린다면, 현재의 한인학생들은 일단 시작한 일이니 억지로 졸업을 하겠지만, 앞으로 ‘한국인을 무시하는 풀러 신학교’에 들어올 한인학생의 숫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급격히 감소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이번 기회에 한국 직원 6명을 집단해고하여 얻고자 했던 학교당국의 조급한 경제적 비용절감 시도가, 현실적으로도(practically) 얼마나 허망하고 자해(自害)적인 일이었는지를 증명할 것입니다. 
  10. 이번 일은 학교의 일반 행정적인 문제(ordinary administrative matter)가 아닙니다. 화해의 복음을 가르치고 화해의 공동체를 형성하는 일을 주도해야 할 학교당국이 화해의 공동체를 발 밑에서부터 무너뜨리는 중대한 잘못을 저지른 사건입니다. 이 잘못에는 회개와 회복이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우리 코리안 학생들은 그리스도인의 양심에 근거해서 용감하게 풀러 학교당국의 회개를 촉구합니다. 이 회개는 우리가 성경에서 배운 대로 “언어상의 회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회복과 보상의 “행동을 통한 회개”이어야만 합니다. 그리고 이 회복의 조치는 학교당국의 자존심상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억지로(reluctantly) 방어적이고(defensively) 소극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지도자의 용기로써 적극적이고(positively) 선제적으로(preemptively), 한인 공동체를 비롯하여 풀러 내의 모든 소수 공동체들이 깜짝 놀라고 감동할 수준으로 이루어지기를 소망하고 기대합니다.   
  11. 위와 같은 내용들을 종합하여, 우리는 이번 일로 한인 공동체와 학생들이 겪은 치명적인 상처를 치유하고 극복할 수 있도록, 학교당국에 다음의 조치를 요구합니다. 

첫째, 마크 래버튼 총장님의 공식 이메일 계정을 통하여, 한인 공동체와 한국교회를 향하여 “이번 한국공동체에 대한 침해 사건”에 대한 공식적이고 공개적인 사과를 요구합니다. 

둘째, 한인 staff 6인의 해고철회 또는 재임용을 요구합니다. 

셋째, 이번 의사결정과정에서 한인 community와의 communication을 끊고 한인 공동체는 물론 풀러신학교 전체의 명예와 전망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게 만든, 부적절한 advice를 제공한 학교 Senior Administration 측의 공적 책임 있는 당국자에 대한 직위해제 등 엄중한 조치를 촉구합니다.

넷째, 이번 사태와 같은 차별적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하여, 소수 공동체들이 학교당국의 고위 의사결정에 배제되지 않고 공식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인적이고 물적인 시스템의 개선을 요구합니다. 

  1. 한편 우리는 이번 사건의 전후 과정에서 한인 community의 내부에도 부족한 점과 개선할 점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인식합니다. 풀러 학교당국에 회개를 요청하는 동시에, 한인 공동체 내부의 문제들에 대해서도 자기반성과 개선작업이 있어야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우리 한인학생들은 학교당국의 사과와 회복조치를 요구하는 강도만큼 한국 프로그램 자체의 개선을 위해서도 노력하고자 합니다. 
  2. 한인학생들의 입장에서, 이번 일은 참으로 슬프고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오히려 학교당국이 솔직한 잘못 인정과 용감한 회복조치를 취해서 이 사건이 완전한 반전(反轉)을 이루어내고, 우리 모두가 풀러에서 가르치고 공부하는 화해와 평화의 복음의 “놀라운 실천적 능력”을 몸으로 경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지난 10. 매우 불편한 입장을 무릅쓰고 2시간이 넘도록 한인학생들의 앞에서 분노와 슬픔을 청취한 Mark Labberton 총장님의 진심이 실질적인 조치와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상처를 입은 사람들에게 “미안하지만, 네 스스로 네 눈물을 닦아라”고 충고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그 눈물을 닦아주는 학교 지도자들의 진심과 용기를 우리는 보고 싶습니다. 
  3. 우리가 성경에서 배운 대로 모든 인간은 죄인입니다. 그러므로 거룩한 복음과 하나님의 일을 가르치고 배우는 신학교의 학생들과 선생님들과 지도자들에게도 죄가 있고, 미움이 있고, 어리석음이 있습니다. 이번 일을 통해서 저희들은 신앙의 일꾼으로 살기를 결단한 우리들도, 얼마든지 언제든지 고의로든 또는 과실로든, 순식간에 공동체를 해치고 무너뜨리는 치명적인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을 생생하게 배웠습니다. 
  4. 우리는 우리가 풀러 신학교에서 배우고 가르치는 화해의 복음과 회개의 능력을 믿습니다. 잘못이 드러나는 위기는,고칠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를 줍니다. 이번 사태로 잠재된 풀러 공동체 내부의 갈등이 여러 가지 잘못을 통하여 위기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과정에서 다소의 아픔을 뚫고 자기부인의 겸손과 자기십자가의 희생을 통하여 더욱 높고 진정한 공동체를 만들어 내는 하나님의 역사를, 우리의 아픔 속에 우리의 눈으로 직접 보고 배울 수 있을 것을 믿고 기도합니다. 이 아프고 슬픈 사건들을 우리가 하나님의 시간, 하나님의 싸움을 함께 경험할 수 있기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 2. 18.
 
     한인학생회 (영어 과정)
     Korean Student Association (English pro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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