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봉책으로는 상처받은 공동체의 참혹함이 치유될 수 없습니다.

       Stopgap measure cannot stop the Bitterness of Wounded Community.

 

  1. 존경하는 Doug McConnell 부총장님, 성의 있는 comment에 감사드립니다.

 

부총장님의 말씀과 같이 저희들도 이번의 슬픈 사태가 학교당국과 학생들 간의 진심과 상호존중 하에 확실하게 해결될 수 있기를 희망하고 기도합니다.

 

  1. 저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리들 한인학생들과 한국교계가 현재 풀러 당국에 원하는 것의 핵심과 본질은 간단합니다. “우리가 풀러를 다시 사랑할 수 있게, 계속 사랑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입니다.

 

  1. 풀러는 그 동안 누가 뭐라 해도 한인들이 가장 사랑하고 친근하게 생각해온 미국의 신학교였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학교 안팎의 모든 한인들의 마음을 풀러에 대한 실망감과 분노로 돌려 놓았습니다. “From Friendliness to Bitterness,” 이것이 이번 Korean Center 사건의 가장 치명적이고 심각한 실상입니다.

 

  1. 저희가 학교 당국에 요구하는 것은 이 “Bitterness”를 “Friendliness”로 다시 바꾸어 달라는 것입니다. KSA 한인학생회가 Quad에 올린 네 가지 요구사항은 ‘한인학생들의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고, 어려운 결단을 용기 있게 내려준 학교를 다시 사랑하게 만들 수 있는’ 최소한이자 유일한 (minimum and only) 조치입니다.

 

  1. 최근 학생들 간에는 학교 당국이 이미 해고된 6명의 한인 staff을 대신하여 소수의 staff을 신규채용하기 위한 취업공고를 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또한 지난 목요일 KSA대표들은 학교 당국이 이번 사태에 대한 해결책으로 한인 community와 학교 당국 간의 대화창구인 advisory board의 구성 등을 구상하고 계시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전해 들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학교 당국이 이 사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계신 것에 대해서는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과연 이 정도의 대책이 이번에 부서진 풀러와 한인 공동체의 관계를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인가? 그에 대한 저희들의 대답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학교당국 측도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1. 첫째, 여섯 명의 학술 및 행정 요원이 일거에 해고된 Korean program들은 현재 운영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이것은 즉 학교 당국이 약속에 따른 정상적인 교육을 제공할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한인학생들이 항의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4-5명의 staff 충원은 프로그램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학교가 당연히 해야 할 의무에 해당하는 성격의 일입니다. 그러므로, 이를 두고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학교당국의 성의 있는 대책이라고 느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1. 둘째, 한인공동체와 학교당국 간의 자문위원회 구성 자체는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자문위원회의 구성’은 단지 ‘대화를 시작했다’는 것만을 의미할 뿐이고, 실질적인 내용은 아직 아무것도 담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더구나 ‘자문(advisory)’ 위원회라는 이름은 아무런 결정권이 없는 것을 의미하고, 장기간의 논의와 학교당국의 수용이라는 추후의 절차를 거치면서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끝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방안 또한 현재 학교당국이 용기를 내어 즉시 제시해야 할 대책을 장래의 시점으로 미루는 의미밖에 없습니다.

 

  1. “그렇다면 과연 한국 staff 몇 사람을 충원하고, 자문위원회라는 대화창구를 만드는 정도”로 현재 찢어진 한인 공동체와 풀러의 사이를 회복하고, 한인학생들의 마음을 ‘Bitterness”에서 “Friendliness”로 바꿀 수 있는가? 이것이 객관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은 학교 측도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1. 학교 당국이 “학교 당국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한계(boundary)” 내에서 생각하고 제시할 수 있는 대안이 겨우 이 정도라는 것을 저희는 짐작합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아무런 감동이 없고, 아무런 희생도 없고, 아무런 용기도 보이지 않습니다.

 

  1. 이번 사태는 학교당국이 한인 community의 “boundary”를 넘어왔기 때문에 생긴 참변입니다. 그런데 한인 공동체의 boundary를 넘어온 학교당국이 학교당국의 boundary는 넘어서지 않으려고 고집한다면, 여기에 무슨 정의가 있고 회복이 있고 사랑이 있고 화해가 가능하겠습니까? 이것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아주 조그만 것, 가해자에게는 아까울 것도 없는 것을 주고 “그냥 참고 살아라”고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런 정도로 이번 일이 그냥 넘어간다면, 당장의 시끄러움은 없어지겠지만, 한인 학생들과 한국교계의 마음 속에 생긴 풀러에 대한 “Bitterness”는 하나도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계속 증가하고 돌처럼 굳어지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문제의 해결이 아니고 문제의 악화입니다.

 

  1. 그래서, 저희들은 풀러 총장님과 풀러 지도자들의 “용기(courage)”를 진심으로 요청합니다. 풀러 학교당국이 행정적 “한계(boundary)”, 관료적 “한계(boundary)”, 권위적 “한계(boundary)”라는 작은 것을 놓치지 않으려고 하신다면, 풀러의 “공동체(community)”, 풀러의 “한인(Korean)”이라는 더 큰 것을 다 잃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도대체 무엇을 위한 한계이고 누구를 위한 한계입니까?

 

  1. 예수님은 한계를 넘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셨고, 바울 사도는 한계를 넘어서 이방인들에게 갔습니다. 오늘 풀러의 학교당국은 한계를 넘어서 한인 공동체와 풀러 내부의 소수 공동체들에게 다가와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1. 저희들은 풀러를 졸업한 후, 앞으로 교회와 선교지에서 신자들을 모으고 이끌어야 할 지도자로 섬기게 될 것입니다. 그 때에는 저희들도 교회의 지도자로서 잘못된 판단을 하고,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공동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실수를 하게 될 것입니다. 그 때, 저희들이 (i) 나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교인들의 잘못이라고 변명을 할 것인지, (ii) 지도자의 고통이 없는 소소한 미봉책(stopgap measure)을 찾아내고 사람들을 달래서 위기를 넘기려고 할 것인지, (iii) 아니면 나의 잘못을 깨끗이 인정하고,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 내가 하기 괴로운 일을 함으로써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다시 얻고, 잠재적으로 병들어 있던 공동체를 새롭게 치유된 공동체로 재건하기 위해, 나의 자존심을 버리고 고통스러운 선택을 감수해야 할지, 오늘 우리는 풀러 총장님과 학교 지도자들의 가르침을 받기 바랍니다.

 

  1. 저희는 풀러를 사랑하기 때문에 상처를 받았고, 상처를 받았지만 풀러를 다시 사랑할 수 있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저희가 요구한 네 가지 사항을 풀러 당국이 용기있게 받아들이신다면, 저희들은 그 즉시 학교에 대한 모든 원망을 버리고 풀러에 대한 더 큰 자부심과 자랑으로 풀러의 공동체를 재건하는 일에 온 마음과 노력을 기울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1. 아무쪼록, 저희 한인학생들을 비롯한 모든 풀러 학생들이 10년, 20년 후 교회의 갈등과 선교지의 갈등과 사회의 갈등을 경험할 때, “우리는 2016년 2월 풀러의 총장님과 학교 지도자들로부터 이렇게 배웠다”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면서 그 분쟁들을 정확하고 아름답게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풀러 지도자들의 용기 있는 결단을 진심으로 기도하고 간구합니다.

 

  2018. 2. 21.

  한인학생회 (영어과정)

  Korean Student Association (English Pro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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